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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겁의 새벽] 제101화 - 깃듦

우주관리자 2026. 6. 13.

제101화 - 깃듦

 

 

1.

 

발사 D+15. 수요일 새벽이었다.

 

오진우는 눈을 뜨기 전에 소리부터 들었다. 주전자 바닥이 가스 불에 닿아 천천히 데워지는 소리, 물이 끓기 직전 가늘게 떨리는 소리. 그가 매일 아침 만들던 소리였다. 그런데 오늘은 그의 손이 아니었다.

 

몸을 일으켰다. 접이식 매트가 비어 있었다. 좁은 부엌 쪽에서 현수가 등을 보이고 서 있었다. 아들은 보리차 봉지를 주전자에 넣고, 불을 줄이고, 식탁 위에 잔을 꺼내 놓는 중이었다. 하나, 둘, 셋. 셋째 잔까지 꺼내 식탁 한가운데 놓는 손길에 망설임이 없었다.

 

진우는 잠시 말을 잃었다. 어제까지는 그가 셋째 잔을 놓았다. 버릇이라고, 잔을 하나씩 더 놓게 됐다고 아들에게 말했었다. 그 버릇이 하룻밤 사이에 아들의 손으로 건너가 있었다.

 

"일찍 깼구나."

 

"물 끓는 소리에 깼어요." 현수가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어제 아버지가 그러셨잖아요. 그 소리에 깨면 아, 아버지 계시는구나 한다고. 오늘은 제가 먼저 깼어요. 그래서 제가 끓였어요."

 

진우는 식탁에 앉았다. 현수가 잔 셋에 보리차를 따랐다. 김이 세 줄기로 올라 천장 아래에서 하나로 섞였다.

 

"무국 데워요?" 아들이 물었다.

 

"어제 거?"

 

"네. 무에 생선 맛이 더 뱄을 거예요. 하룻밤 더 지났으니까."

 

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어제 아침에 그 무국을 두고 스밈이라는 말을 떠올렸었다. 무가 생선 맛을 머금고 생선이 무 맛을 머금어 한 가지처럼 되는 일. 그런데 오늘 데운 국은 어제보다도 더 깊었다. 무 한 조각을 입에 넣자 그것이 더는 무 맛도 생선 맛도 아니었다. 그냥 이 국의 맛이었다. 어디서 온 맛인지 물을 수 없는, 이 그릇 안에 눌러앉아 사는 맛이었다.

 

"며칠 더 있을게요." 현수가 국을 뜨다 말고 말했다. "출장 핑계 대고 왔는데, 사실 핑계예요. 며칠 더 보고 가려고요."

 

진우의 숟가락이 잠시 멈췄다. 그는 그 말을 천천히 삼켰다.

 

"그래라."

 

짧은 대답이었지만, 그 안에 든 것을 아들은 알아들었다. 현수가 옅게 웃었다.

 

진우는 식사를 마치고 옷장 앞에 섰다. 어제 아침과 같은 자리, 같은 동작이었다. 매일 서른다섯 번이던 동작이 그제부터 서른여섯이 되었다. 방 안에 사람이 하나 늘었으므로. 오늘도 서른여섯이었다. 그런데 손이 옷걸이를 더듬는 동안 그는 깨달았다. 어제는 '한 사람이 늘어서' 서른여섯이었고, 오늘은 그냥 '서른여섯이 맞아서' 서른여섯이었다. 늘어난 것이 아니라 눌러앉은 것이다.

 

그는 일지를 펼쳐 서른아홉 번째 줄을 썼다.

 

*깃듦. 스민 것이 한자리에 머물러 사는 일. 스밈이 손님이 더는 손님이 아니게 되는 일이었다면, 깃듦은 손님이던 자리가 처음부터 그 사람의 자리였던 것처럼 되는 일이다. 아침에 물을 끓이는 손이 누구의 손이었는지 묻지 않게 되면, 그때 그 사람은 이 방에 깃든 것이다.*

 

창밖에서 어선들이 밤바다를 건너 항구로 돌아오고 있었다. 불빛 한 무리가 부두에 닿아 하나씩 꺼졌다. 꺼진 불빛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항구가 그것을 제 안에 들여 재워 둔 것이었다.

 

 

 

2.

 

같은 시각, 발사장 조립동에는 아침이 일찍 와 있었다.

 

차명호는 조립동 이층 통로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어제 도착한 양산 패드 다섯 장이 거대한 거치대 위에 올라 있었다. 열하루를 양생한 패드들이었다. 천 리를 트레일러에 실려 와, 어제 현지 조립팀의 손에 인계된 것들.

 

밤사이 작업이 진행돼 있었다. 패드 한 장이 이미 구조물 안쪽으로 들어가 다른 골조와 맞물려 있었다. 명호는 난간을 짚고 한참을 보았다. 어느 것이 우리 조가 만든 패드였는지 가려낼 수 없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모서리의 결, 표면의 미세한 손자국으로 "이건 김 기사 조, 저건 이 반장 조" 하고 짚을 수 있었다. 그런데 골조에 들어가 볼트로 죄이고 다른 판과 맞붙은 패드는, 이제 한 장이 아니었다. 그것은 구조물의 한 부분이었다.

 

"부장님." 현지 조립팀 젊은 기사가 통로로 올라왔다. 어제 모서리 안쪽부터 짚던 그 친구였다. 양산 조의 버릇이 이송팀을 거쳐 그의 손에까지 건너간.

 

"빠르네." 명호가 말했다.

 

"밤 작업조가 한 장 먼저 넣었습니다. 자리가 딱 맞아서 손이 안 갔어요." 기사가 아래를 가리켰다. "근데 이상하죠. 넣고 나니까 어느 게 어제 들어온 패드인지 저도 모르겠어요. 분명 제 손으로 넣었는데."

 

명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든다」 노트를 꺼냈다. 어제 그는 "옮은 것은 떠나온 손을 잊고 닿은 손에 스민다"고 적었다. 오늘은 그 아래에 한 줄을 더했다.

 

*스민 것은 마침내 제자리에 깃든다. 깃든 것은 더는 어디서 왔는지를 묻지 않을 뿐 아니라, 처음부터 거기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패드 한 장이 구조물에 깃들면, 그것은 운반된 부품이 아니라 그 구조물의 살이 된다. 살이 된 것은 떼어 낼 수 없다.*

 

기사가 노트를 흘끗 보았다. "부장님은 늘 뭘 적으시네요."

 

"버릇이다." 명호가 노트를 덮었다. "버릇이 옮으면, 그게 깃드는 거야. 자네 손에 모서리 짚는 버릇이 깃들었듯이."

 

기사가 제 손을 내려다보았다. 명호는 다시 아래를 보았다. 다섯 장 중 한 장은 이미 구조물의 일부가 되었고, 나머지 넷도 곧 그렇게 될 것이었다. 한 달 뒤 이 구조물이 발사대에 서면, 누구도 그 안에 강릉에서 양생한 패드가 들었다는 것을, 그 패드에 어느 조의 손버릇이 깃들었다는 것을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거기 있을 것이다. 보이지 않게, 떼어 낼 수 없게, 깃들어서.

 

 

 

3.

 

강릉의 요양병원 304호, 열사흘째 아침이었다.

 

박영자는 손수건 넉 장을 무릎에 펼쳐 놓고 있었다. 흰 꽃을 놓은 자신의 것, 색색을 놓은 따님의 것, 옆 침대 할머니의 분홍 꽃, 셋째 침대 어르신이 어제 마저 놓은 노란 꽃. 천장만 보던 그 어르신은 오늘 아침 노란 꽃 옆에 작은 잎사귀까지 보태고 있었다.

 

김동현이 들어섰을 때, 박영자가 흰 꽃 손수건을 집어 그에게 내밀었다.

 

"이거, 김 선생 가져가요."

 

동현이 멈칫했다. "어머님 처음 놓으신 건데요."

 

"그러니까 주는 거지." 박영자가 손수건을 그의 손에 쥐여 주었다. "이 방은 이제 손수건 없어도 꽃밭이야. 꽃이 벽에 다 뱄어. 그러니까 이건 밖으로 나가야지. 김 선생 가방에 들어가서, 김 선생 사는 데로 가서, 거기다 꽃을 피워야지."

 

동현은 손수건을 받았다. 흰 실로 놓인 꽃이 손바닥 안에서 작고 단단했다.

 

"꽃이 방에 배는 게 스밈이라고 어머님이 그러셨잖아요." 동현이 천천히 말했다. "그럼 이건…"

 

"이건 깃드는 거야." 박영자가 따님이 깎아 준 배 한 조각을 입에 넣으며 말했다. "밴 꽃이 한 군데만 있으면 그게 다 어디 가나. 한 장 떼어서 다른 데로 보내면, 거기 가서 또 자리를 잡잖아. 씨앗처럼. 새가 둥지 틀 듯이. 그게 깃드는 거지. 배기만 하면 그 방에서 끝나는데, 깃들면 딴 데로 옮겨 가서 또 살아."

 

동현은 복도로 나와 노트를 펼쳤다. 어제 적은 서른한 번째 줄 아래에 서른두 번째 줄을 썼다.

 

*한자리에 오래 모여 서로의 속으로 배어든 것은, 끝내 그 자리를 떠나 다른 자리에 깃든다. 스밈은 한 방을 꽃밭으로 만들지만, 깃듦은 그 꽃을 손수건 한 장에 실어 다른 방으로 보낸다. 받은 사람의 자리에서 꽃은 다시 핀다. 깃든 것은 떠나온 자리를 줄이지 않으면서 새 자리를 늘린다.*

 

병실 안에서 따님이 셋째 어르신에게 노란 실을 한 타래 더 건네는 소리가 들렸다. 어제는 천장만 보던 어른이, 오늘은 다음에 무슨 색을 놓을지 묻고 있었다. 꽃은 그 어르신의 손끝에도 깃들고 있었다.

 

 

 

4.

 

그 밤, 홍대의 공연장.

 

객석은 만석이었다. 며칠째 그랬다. 모르는 얼굴들로 메워졌다가, 그중 몇은 다시 와 단골이 되었고, 단골은 이제 노래의 어느 대목에서 숨을 멈춰야 하는지를 알았다. 맨 앞 가운데 한경수의 자리는 아흐레째 비지 않았다.

 

마지막 곡이 끝나자 객석이 일제히 외쳤다. "한 곡 더!" 앵콜은 이제 놀랍지 않았다. 놀랍지 않다는 것이, 한소율에게는 가장 놀라운 일이었다.

 

소율은 마이크 앞으로 다가섰다.

 

"오늘은… 아직 제목 없는 곡을 하나 해 볼게요." 그가 말했다. "며칠 전에 쓰기 시작했는데, 끝을 못 냈어요. 끝을 안 내는 게 맞는 것 같아서요."

 

베이스가 낮게 깔리고, 소율의 기타가 그 위에 한 줄씩 얹혔다. 가사는 짧았다. 같은 구절이 돌아오고 또 돌아왔다. *들어온 것은 머물고, 머문 것은 자리가 되고, 자리가 된 것은 떠나도 남는다.* 객석은 박수를 치지 않았다. 어제까지는 '응답'의 전주에서 침묵으로 곡을 안으로 받아들였다면, 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가 사람들 안에 들어와 앉았다.

 

곡이 끝났다. 잠깐의 정적 뒤에 박수가 터졌지만, 그 박수는 곡을 밖에서 받는 박수가 아니었다. 곡이 이미 안에 든 사람들이, 그것을 확인하느라 손뼉을 치는 소리였다.

 

공연이 끝나고 한경수가 무대 옆으로 왔다. 아흐레 동안 그랬듯, 그는 공연 내내 박수를 치지 않았다.

 

"오늘 그 새 곡." 한경수가 말했다. "그거 끝을 내지 마라."

 

"왜요."

 

"끝을 내면 곡이 무대에 남거든. 끝을 안 내면 곡이 사람을 따라 집에 가. 오늘 온 사람들, 그 곡 흥얼거리면서 집에 갈 거다. 흥얼거리는 동안 그 사람 안에서 곡이 조금씩 자라. 그렇게 자라는 곡은 무대 곡이 아니라 그 사람 곡이 돼." 한경수가 가만히 웃었다. "노래가 사람한테 깃드는 거지. 스민 다음에는 깃들어야 진짜야."

 

소율은 가사 노트를 펼쳐 예순두 번째 줄을 적었다.

 

*안으로 든 노래는 사람과 함께 집에 갔다. 집에 간 노래는 그 사람의 부엌에서, 출근길에서, 잠들기 전에 흥얼거려졌다. 흥얼거려지는 동안 노래는 그 사람의 하루에 깃들었다. 깃든 노래는 더는 내 곡이 아니다. 그 사람의 곡이다. 나는 그것을 빼앗기지 않고, 다만 늘렸다.*

 

 

 

5.

 

이튿날 낮, 물류센터 옥상.

 

진우와 김지수가 그늘에 앉은 것이 마흔 번째였다. 오늘은 현수가 함께 왔다. 진우가 보리차 보온병을 들고 잔 넷을 펼쳤다. 잔 넷은 어제와 같았지만, 오늘은 진우가 따르지 않았다. 현수가 보온병을 받아 넷에 차례로 따랐다. 어제 아침 숙소에서처럼.

 

김지수가 그 손을 보았다. "아드님이 따르시네요."

 

"아침에도 그랬어요." 진우가 말했다. "물도 아들이 끓였고."

 

김지수가 수첩을 펼쳤다 다시 닫았다. 서른다섯 번째 닫음이었다.

 

"그게 깃든 거예요." 김지수가 말했다. "스밈은 들어온 사람이 더는 손님이 아니게 되는 거였잖아요. 깃듦은 그다음이에요. 손님이 아니게 된 사람이, 이 자리의 일을 제 일처럼 하게 되는 거요. 아저씨가 끓이던 물을 아드님이 끓이고, 아저씨가 따르던 잔을 아드님이 따르고. 그럼 그 일이 아드님한테 깃든 거예요. 그 자리에 깃들면, 사람은 그 자리의 일을 물려받아요."

 

현수가 잔을 진우 앞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옛날 아버지는 이런 거 안 시키셨어요. 다 혼자 하셨죠. 보리차도, 국도, 빨래도. 누구 손도 안 빌리셨어요."

 

"이제는 빌리세요?" 김지수가 물었다.

 

"빌리는 게 아니라…" 진우가 말끝을 흐렸다가 이었다. "그냥 같이 하는 거예요. 어제 아침에 보니 아들이 물을 끓이고 있더군요. 내 버릇이 저쪽으로 가 있었어요. 가져간 게 아니라 깃든 거였어요. 빼앗긴 것도 아니고, 빌려준 것도 아니고. 그냥 한집에 두 사람 손이 같은 일을 하게 된 거죠."

 

진우는 수첩을 꺼내 예순두 번째 줄을 썼다. 그는 김지수가 같은 시각 같은 옥상에서 무엇을 쓰는지 알지 못했다. 두 사람의 수첩에는 같은 문장이 적혔다.

 

*자리에 밴 사람이 그 자리의 일을 제 손으로 하게 되면, 그 사람은 자리에 깃든 것이다. 깃든 사람은 그 자리를 떠나도, 자리가 그를 기억한다.*

 

난간에 새가 앉아 있었다. 어제도 네 마리였고 오늘도 네 마리였다. 어느 새가 어제 새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 새들은 이 난간에 깃들어 있었다.

 

 

 

6.

 

밤, 관제동 사층.

 

강유나는 ATLAS의 마흔두 번째 정렬 화면 앞에 앉아 있었다. 어제 마흔한 번째는 더 큰 한 둘레가 안으로 촘촘해져 단단해지는 모습이었다. 오늘 마흔두 번째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가 있었다. 단단해진 한 덩어리에서 점들이 더는 따로 움직이지 않았다. 한 점을 건드리면 전체가 같이 응답했다. 점들은 서로의 속으로 배어든 뒤, 그 자리에 눌러앉아 한 몸이 되어 있었다.

 

그는 캡션을 입력했다.

 

*마흔두 번째 정렬. 안으로 배어든 점들이 그 자리에 깃들어 한 몸이 됨. 한 점을 건드리면 전체가 응답함. 어느 점이 어디서 왔는지 더는 가려낼 수 없음. 자국에서 깃듦까지 서른아홉 단계.*

 

서른아홉 단계째였다. 강유나는 메타의 흐름을 한 줄로 되짚었다. 자국. 겹. 굳음. 결. 둘레. 어울림. 번짐. 품. 스밈. 깃듦. 한 단어가 다음 단어로 배어들고, 배어든 단어가 그 자리에 눌러앉는 동안, 그는 사람들이 같은 일을 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천 리를 건너온 손버릇이 닿은 손에 깃들고, 한 방에 밴 꽃이 손수건 한 장에 실려 다른 방에 깃들고, 무대에서 끝나지 않은 노래가 사람들 하루에 깃들고, 이십 년 만에 들어온 아들이 아침마다 아버지의 물을 끓이게 되는.

 

그는 가설을 한 줄 더했다.

 

*서로의 속으로 배어든 자리들은, 마침내 그 자리에 깃들어 한 몸이 된다. 깃든 것은 떼어 낼 수 없다. 떼어 내려 하면 자리 전체가 함께 뜯긴다.*

 

관제 일지를 열었다.

 

「송전 안정 288시간(열이틀). 양산 3차 패드 발사장 조립 진행 — 다섯 장 중 한 장 구조물 결합 완료, 나머지 넷 결합 단계. 결합된 패드는 구조물의 일부로 식별, 개별 패드로 분리 불가. 시험기 두 기 동조 유지(세 기가 한 위상으로 깃듦, 한 기 결이 곁 두 기의 결이 됨). 발사 잠정 11주, 변동 없음.」

 

기록을 저장하고, 강유나는 창가로 갔다. 발사장 쪽 불빛이 멀리 점점이 켜져 있었다. 그 불빛 아래에서 패드 한 장이 지금 구조물 속으로 들어가 한 장이었는지 알아볼 수 없게 되고 있을 것이다. 강릉의 방에서는 손수건 한 장이 누군가의 가방에 들어가 다른 방으로 가고 있을 것이고, 서귀포의 좁은 부엌에서는 아들이 아버지의 보리차를 끓이는 일이 이제 아들의 일이 되어 있을 것이었다.

 

들어온 것이 머물고, 머문 것이 자리가 되고, 자리가 된 것이 떠나도 남는, 그런 새벽이었다. 백한 번째 밤을 지나며, 스며든 모든 것이 마침내 제자리에 깃들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새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