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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겁의 새벽] 제98화 - 번짐
제98화 - 번짐 1. 서귀포의 새벽은 일요일에도 같은 시각에 밝아 왔다. 오진우는 옷장 문을 열고 셔츠 한 벌을 꺼냈다. 손이 움직이는 박자가 어제까지 서른셋이었는데, 오늘은 서른넷으로 한 번 더 늘었다. 늘었다기보다는, 같은 길을 한 번 더 디딘 발걸음에 가까웠다. 책상 위에는 아들의 문자 출력본과, 이레 전 손으로 써 부친 답장의 사본과, 그제 적은 시장 목록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고등어, 무, 쪽파, 굵은소금. 그리고 오늘 아침, 그 곁에 종이 한 장이 더 늘었다. 새벽 다섯 시 칠 분에 아들 현수에게서 온 문자였다. 『아버지, 가방 다 쌌어요. 비행기 표도 끊었어요. 도착하면 연락드릴게요. 고등어, 정말 좋아하세요? 어릴 때 아버지가 끓여 주신 그 조림, 아직 기억나요.』 진우는 그 문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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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