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음악 이론 여행자 여러분! 🎵
지난 시간에 스펙트럼 음악으로 소리의 내부 구조를 탐험했죠? 오늘은 더 깊이 들어갑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반음"이라는 최소 단위를 부수고, 그 사이에 숨어있는 무한한 음의 세계를 열어볼 거예요.
피아노 건반 사이에 수십, 수백 개의 음이 숨어있다면? 오늘의 주제, 미분음과 초미세음정(Microtonality)입니다! 🎶
1. 미분음(Microtone)이란? — 반음보다 작은 음의 세계 🔬
피아노의 한계
피아노는 한 옥타브를 12개의 반음으로 나눕니다. 도-도# -레-레#... 이런 식으로요. 우리는 이걸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사실 이건 서양 음악이 약 300년 전에 합의한 "약속"일 뿐입니다.
비유하자면, 피아노는 자(ruler)의 센티미터 눈금과 같습니다. 1cm, 2cm, 3cm... 깔끔하게 나뉘죠. 하지만 현실 세계에는 1.3cm, 2.7cm처럼 눈금 사이의 값이 무한히 존재합니다.
미분음(Microtone)이 바로 이 "눈금 사이의 음"입니다. 반음(100센트)보다 작은 음정을 통칭하는 말이에요.
센트(Cent) 단위 이해하기
음정의 크기를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해 센트(Cent)라는 단위를 씁니다:
- 1옥타브 = 1200센트
- 반음 = 100센트 (12등분율 기준)
- 4분음 = 50센트 (반음의 절반)
- 6분음 ≈ 33센트
인간의 귀는 대략 5~10센트 차이부터 구분할 수 있습니다. 숙련된 음악가는 2~3센트까지도 감지하죠. 즉, 반음 사이에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음이 최소 10~20개는 있다는 뜻입니다!
🎵 포인트: 12등분율은 편리한 약속일 뿐, 음악의 전부가 아닙니다. 미분음은 그 약속 너머의 세계를 탐험하는 열쇠예요.
2. 4분음(Quarter Tone) — 가장 친숙한 미분음 🎹
반음을 반으로 쪼개다
미분음 중 가장 기본적이고 자주 사용되는 것이 4분음(Quarter Tone)입니다. 말 그대로 반음의 절반, 50센트짜리 음정이에요.
비유하자면, 12등분율이 "시계의 시침"(12칸)이라면, 4분음 체계는 "시계의 분침"(24칸)과 같습니다. 같은 원 위에서 더 촘촘하게 나누는 거죠.
표기법
4분음에는 특별한 기호가 있습니다:
- ↑ 또는 ‡ — 4분음 올림 (반올림의 절반)
- ↓ 또는 d — 4분음 내림
- ♯↑ (3/4 올림) — 반음+4분음 올림
- ♭↓ (3/4 내림) — 반음+4분음 내림
어디서 들을 수 있나?
사실 우리는 이미 4분음을 매일 듣고 있습니다!
- 블루스 기타리스트의 벤딩 — 반음과 온음 사이를 미끄러지는 그 소리
- 한국 전통음악의 요성(꺾는 소리) — 판소리, 가야금의 농현
- 인도 음악의 슈루티(Shruti) — 한 옥타브를 22개로 나누는 체계
- 아랍 음악의 마캄(Maqam) — 24등분율 기반
🎵 대표곡: 찰스 아이브스(Charles Ives)의 「Three Quarter-Tone Pieces」(1924) — 4분음으로 조율된 피아노 2대를 위한 작품. 서양 클래식에서 4분음을 체계적으로 사용한 선구적 작품입니다.
3. 다양한 미분음 음계 체계 — n-TET의 세계 🌐
TET이란?
TET(Tone Equal Temperament)는 한 옥타브를 n개로 균등하게 나누는 체계입니다. 우리가 쓰는 표준 조율은 12-TET(12등분율)이죠.
비유하자면, 피자를 자르는 것과 같습니다. 12-TET는 피자를 12조각, 19-TET는 19조각, 31-TET는 31조각으로 자르는 거예요. 조각이 많을수록 더 미세한 음정 표현이 가능합니다.
주요 n-TET 체계
🔹 19-TET (19등분율)
- 한 옥타브 = 19개 음 (1스텝 ≈ 63.2센트)
- 장3도가 순정률에 매우 가깝고(386.3센트 vs 순정 386.3센트), 화성이 더 달콤하게 울림
- 기존 12-TET 음악을 자연스럽게 연주 가능 (호환성 좋음)
- "12-TET의 업그레이드 버전" 같은 느낌
🔹 24-TET (24등분율, 4분음 체계)
- 한 옥타브 = 24개 음 (1스텝 = 50센트)
- 아랍 음악의 전통적 체계와 호환
- 12-TET를 완전히 포함 (기존 음악 재현 가능)
- 가장 접근하기 쉬운 미분음 체계
🔹 31-TET (31등분율)
- 한 옥타브 = 31개 음 (1스텝 ≈ 38.7센트)
- 장3도, 단3도가 순정률에 극도로 가까움
- 역사적으로 크리스티안 하위헌스(1691)가 이론적으로 제안
- 포커스 키보드(Fokker organ)가 31-TET로 제작됨
🔹 53-TET (53등분율)
- 한 옥타브 = 53개 음 (1스텝 ≈ 22.6센트)
- 순정률의 거의 완벽한 근사치 — 5도, 3도 모두 정밀
- 터키 전통음악 이론의 기반
- 중국 고대 음악가 경방(京房, BC 77~37)이 비슷한 체계를 계산!
🎵 포인트: 숫자가 클수록 좋은 게 아닙니다. 각 체계마다 고유한 성격과 장점이 있어요. 19-TET는 화성이 풍부하고, 24-TET는 아랍 음악에 최적화되고, 53-TET는 순정률에 가장 가깝습니다.
4. 미분음의 역사와 주요 작곡가 — 반음의 감옥을 탈출한 사람들 🏛️
고대부터 현대까지
미분음은 "현대적 실험"이 아닙니다. 오히려 12등분율이 더 최근의 발명이에요!
- 고대 그리스 — 아리스톡세노스(BC 4세기)가 4분음 개념을 기록. 에나르모닉 테트라코드 사용
- 아랍·페르시아 — 알파라비(10세기)가 4분음 체계를 이론화
- 인도 — 22슈루티 체계가 수천 년간 사용됨
- 동아시아 — 한국의 시김새, 일본의 미야코부시, 인도네시아의 가믈란
서양에서 미분음이 재발견된 건 20세기 초입니다.
주요 작곡가들
🎼 알로이스 하바(Alois Hába, 1893~1973)
- 체코 작곡가, 미분음 음악의 선구자
- 4분음, 6분음 오페라와 현악 4중주 작곡
- 특수 제작된 4분음 피아노 사용
- 대표작: 「4분음 오페라 "어머니"」(1931) — 세계 최초의 4분음 오페라
🎼 이반 비슈네그라드스키(Ivan Wyschnegradsky, 1893~1979)
- 러시아 출신 프랑스 작곡가
- "울트라크로마티시즘(Ultrachromaticism)" 이론 창시
- 4분음, 6분음, 12분음까지 탐구
- 피아노 여러 대를 미세하게 다르게 조율하여 연주
🎼 해리 파르치(Harry Partch, 1901~1974)
- 미국 작곡가, 43음 순정률 체계 발명
- 악기도 직접 만들었다! — 구름 챔버 보울, 크로멜로디온, 쿼드랑귤라리스 레버숨 등
- 12등분율을 "12개의 작은 감옥"이라고 비판
- 대표작: 「Delusion of the Fury」(1969)
🎼 벤 존스턴(Ben Johnston, 1926~2019)
- 파르치의 제자, 순정률 현악 4중주의 대가
- 현악 4중주 10곡에서 점차 복잡한 미분음 탐구
- 대표작: 「String Quartet No.4 "Amazing Grace"」 — 순정률로 편곡된 찬송가가 점점 변형
🎼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하스(Georg Friedrich Haas, 1953~)
- 오스트리아 현대 작곡가, 스펙트럼 음악+미분음 융합
- 배음렬 기반 미분음 화성 탐구
- 대표작: 「In Vain」(2000) — 24명의 연주자가 암흑 속에서 미분음 연주
🎵 포인트: 파르치가 악기까지 직접 만든 이유? 기존 악기로는 자신의 음악을 연주할 수 없었으니까요. 미분음 작곡가들은 음악뿐 아니라 악기의 한계까지 돌파해야 했습니다.
5. 현대의 미분음 활용 — 일상 속 초미세음정 🎧
전자음악과 신디사이저
디지털 시대는 미분음의 황금기입니다. 컴퓨터는 어떤 주파수든 정확하게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 에이펙스 트윈(Aphex Twin) — 「Syro」 앨범에서 미분음 신디사이저 활용, 기묘한 화성 탐구
- 오테카(Autechre) — 미분음 + 불규칙 리듬의 극한
- 세버리시(Sevish) — 미분음 전자음악 전문 아티스트, 유튜브에서 다양한 n-TET 곡 공개
월드뮤직과 전통음악
미분음은 사실 전통음악의 원래 언어입니다:
- 한국 — 판소리, 산조: 시김새(꺾는 소리, 떠는 소리)가 바로 미분음 표현! 서양 악보로 정확히 기보 불가능
- 인도 — 라가(Raga): 22슈루티 체계, 같은 음이라도 라가에 따라 미세하게 높낮이가 달라짐
- 터키 — 마캄(Makam): 53-TET 기반, 코마(Koma) 단위로 음정 조절
- 인도네시아 — 가믈란: 슬렌드로(5음), 펠로그(7음) 체계, 12-TET와 전혀 다른 음정
- 태국 — 7-TET: 한 옥타브를 7등분! 171센트 간격의 독특한 울림
팝/록/재즈에서의 활용
- 라디오헤드(Radiohead) — 「How to Disappear Completely」에서 온데 마르트노(Ondes Martenot)의 미분음 글라이드
- 킹 기자드 & 리자드 위자드(King Gizzard) — 「Flying Microtonal Banana」(2017) 앨범 전체를 24-TET로 연주!
- 제이콥 콜리어(Jacob Collier) — 그래미 수상 뮤지션, 슈퍼 울트라 하이퍼 메가 메타 라이디안 등 미분음 화성 실험
- 블루스/재즈 — 블루 노트 자체가 미분음! 12-TET로 정확히 표현 불가능한 "사이" 음정
영화음악과 게임
- 요한 요한손(Jóhann Jóhannsson) — 「Arrival(컨택트)」 OST에서 미분음으로 외계 생명체의 이질감 표현
- 「Annihilation(서던 리치)」 — 미분음 기타로 변이 지역의 공포 표현
- 「Dead Space」 게임 — 미분음 현악으로 우주 공포 분위기 조성
미분음 연습 팁 5가지
- 귀 훈련부터! — 순정률 장3도 vs 12-TET 장3도 비교 듣기 (약 14센트 차이)
- 디지털 도구 활용 — Scala(무료 소프트웨어)로 다양한 음계 실험, Sevish's Scale Workshop 웹앱
- 기존 악기 활용 — 기타 벤딩, 바이올린 글리산도로 미분음 체험
- 세계 음악 감상 — 인도 라가, 아랍 마캄, 한국 산조를 귀에 익히기
- 작곡 실험 — DAW에서 피치 벤드로 4분음 넣어보기, MIDI 튜닝 활용
📝 오늘의 화성학 정리
| 개념 | 핵심 내용 | 비유 |
|---|---|---|
| 미분음(Microtone) | 반음(100센트)보다 작은 음정 | 자의 눈금 사이 값 |
| 4분음(Quarter Tone) | 반음의 절반(50센트), 24-TET | 시계의 분침(24칸) |
| n-TET 체계 | 19, 24, 31, 53등분율 등 | 피자를 n조각으로 자르기 |
| 미분음 역사 | 고대 그리스~파르치~현대 | 12음의 감옥 탈출 |
| 현대 활용 | 전자음악, 월드뮤직, 영화, 게임 | 디지털 시대의 황금기 |
오늘 화성학 시리즈의 고급편 — 미분음과 초미세음정을 살펴봤습니다!
12등분율이라는 "약속"은 편리하지만, 음악의 전부가 아닙니다. 미분음을 알면 블루스 기타리스트의 벤딩이 왜 그렇게 감동적인지, 판소리의 꺾는 소리가 왜 서양 악보로 옮길 수 없는지, 인도 음악이 왜 그토록 신비로운지 이해할 수 있어요.
다음 편에서는 음악과 수학의 관계 — 황금비, 피보나치, 프랙탈 음악을 다뤄볼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
궁금한 점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그럼 다음 시간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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