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에 떠오른 블러드문, 직접 보신 분들은 얼마나 감동적이었을까요. 36년 만에 찾아온 이 특별한 천문 이벤트의 의미와 과학적 원리를 정리했습니다.

36년 만의 정월대보름 × 개기월식
정월대보름에 개기월식이 겹친 건 1990년 2월 10일 이후 무려 36년 만입니다. 음력 1월 15일 보름달이 떠야 할 자리에, 지구 그림자에 잠긴 붉은 달이 떠올랐습니다.
이번 개기월식은 한국에서 전 과정을 관측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동아시아, 아메리카, 호주 등 넓은 지역에서 함께 관측이 가능했습니다.
블러드문이 붉은 이유
개기월식 때 달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검붉은 빛으로 물드는 이유,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지구 대기는 태양 빛 중 파란색 계열은 산란시키고, 빨간색·주황색 빛만 통과시킵니다. 개기월식 때 지구 대기를 통과한 이 붉은 빛만 달에 도달하면서 '블러드문(Blood Moon)'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석양이 붉은 것과 같은 원리, 레일리 산란(Rayleigh Scattering)입니다.
3월 3일 개기월식 타임라인
| 시각 | 단계 |
|---|---|
| 18:49 | 부분식 시작 — 달이 본그림자에 진입 |
| 20:04 | 개기식 시작 — 달 전체가 본그림자 안으로 |
| 20:33 | 🔴 최대식 — 가장 붉은 블러드문 |
| 21:03 | 개기식 종료 |
| 22:17 | 부분식 종료 — 맑은 보름달 복원 |
약 3시간 28분 동안 달이 지구 그림자와 사투를 벌인 셈입니다.
본그림자와 반그림자의 차이
지구의 그림자는 두 영역으로 나뉩니다.
- 본그림자(본영, Umbra): 가장 어두운 중심부. 달이 이 안에 완전히 들어가면 개기월식
- 반그림자(반영, Penumbra): 외곽의 연한 그림자. 이 영역에서는 달이 약간 어두워지는 정도
이번에는 달이 반그림자를 거쳐 본그림자 깊숙이 들어갔기 때문에, 식분 1.1507이라는 꽤 깊은 개기월식이었습니다.
다음 개기월식은 언제?
한국에서 관측 가능한 다음 개기월식은 2028년 12월 31일입니다. 약 2년 10개월을 기다려야 하죠. 대신 그때는 연말에 블러드문이라는 또 다른 로맨틱한 조합이 됩니다.
블러드문에 얽힌 이야기들
동서양을 막론하고 블러드문은 다양한 해석의 대상이었습니다.
- 한국·동아시아: 천구(天狗)가 달을 삼킨다는 전설. 사람들이 소리를 질러 쫓아냈다고 합니다
- 메소포타미아: 왕에게 닥칠 재앙의 징조로 여겨 대리왕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 현대 천문학: 지구 대기 상태를 연구하는 데 활용. 화산재가 많은 해에는 달이 더 어두운 붉은색을 띱니다
마치며
36년 만의 정월대보름 블러드문. 놓치신 분들도 괜찮습니다 — 2028년 마지막 밤, 또 한 번의 붉은 달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그때까지 밤하늘을 가끔 올려다보는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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