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의 확진
2022년 12월 5일(월)
둘째(9세/남)에게 갑작스런 고열이 발생했습니다. 40도가 넘게 올라서 급하게 해열제를 먹이고 아침에 조금 떨어진 것을 확인하였으나 두통과 팔이 많이 아프다는 등의 근육통을 호소해서 병원 예약을 하고 저는 출근을 하였습니다.
출근 후 집사람으로부터 둘째의 코로나 확진 소식을 들었고 첫째방에서 엄마와 함께 격리가 시작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지난 주말부터 가벼운 감기 기운이 있었는데 열도 없고 약간의 불편한 두통과 피부가 살짝 아리는 정도의 오한 비슷한 증상만 있어서 초기 감기에 애용하는 테라플루 한봉을 타먹고 괜찮아졌었습니다.
증상의 시작
2022년 12월 6일(화) 오전
아직 코로나 치료제는 일반인들에게는 처방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둘째에게는 진통소염 효과가 있는 주사를 팔에 한대 맞고 각종 진통, 소염, 해열 관련 약들을 6시간 간격으로 먹고 하루가 지나자 열이 많이 내렸습니다.
그래도 제가 출근할 당시에는 38도 정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날 아침에 갑자기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평소라면 이렇게 공식적으로 지각이 허용될 수준의 정체에는 마음을 편하게 하고 듣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들으면서 여유있게 운전할텐데, 이상하게 이 날은 컨디션이 뭔가 이상했습니다.
딱히 두통이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유독 오한 기운이 점점 심해졌습니다.
그리고 운전을 하는 내내 집중이 어려웠습니다.
눈길이 매우 미끄러워서 혹시라도 사고가 날까봐 굉장히 조심하면서 안전 운전을 하였고 평소 40~50분 걸리는 출근 길을 거의 2시간 넘게 걸려서 도착을 하였습니다.
오전에 외부 손님이 오셔서 미팅을 한 뒤 간단한 제품 소개 등을 하였는데 이 때부터 감기가 확실하다 싶을 정도로 심한 오한과 두통까지 시작이 되었습니다.
2022년 12월 6일(화) 오후
점심을 먹을 때 계속 기침이 나와서 다 먹지 못하고 마스크를 일찍 썼습니다.
이제는 두통이 너무 심해져서 업무에 도저히 집중을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한시간 뒤에 중요한 화상 미팅이 있어서 이것까지만 마무리하고 조퇴를 해야겠다 마음 먹었습니다.
열을 재어보니 37.2도 정도로 약간의 미열만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화상 미팅을 간신히 마치긴했으나 더 이상 견디기가 어려워서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조퇴를 신청하고 내일도 연차를 미리 신청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상태로는 운전을 하는 것이 더 위험할 것 같았고 보통 이렇게 감기가 시작되면 몸을 따뜻하게 하고 테라플루 한봉을 마시면 싹 나았기 때문에 잠시 제 사무실 문을 닫고 패딩을 껴입고 테라플루 한봉을 마시고 간이침대에 누웠습니다.
눕기 전에 혹시 몰라 자가키트도 해보았으나 한줄만 떴기 때문에 감기겠거니 했습니다.
2022년 12월 6일(화) 밤
오후에 했던 화상 미팅 내용이 머릿속에서 복잡하게 계속 얽히고 섥히며 마치 영화처럼 계속 반복이 되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밤 8시가 넘었습니다.
사무실 내에 난방도 틀고 패딩 안에 가벼운 회사잠바도 껴입고 간이침대의 이불까지 둘러덮었는데도 땀이 전혀 나지 않고 너무 추웠습니다.
열을 재보니 38.8도가 나왔습니다.
최근에 가벼운 감기 기운일 때 오한이 있어서 열을 재어보면 늘 36.5도여서 뭔가 약을 남용해서 체내의 체온 조절 능력을 잃은 것은 아닌가 쓸데없는 걱정을 잠깐 한 적도 있었는데 그런 걱정은 이제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도저히 이 상태로는 집에 갈 수조차 없을 것 같아서 억지로 몸을 일으킨 뒤 마침 오늘 방문하셨던 손님이 사주고 가신 샐러드를 꾸역꾸역 살기 위해 먹었습니다.
그리고 딱 한알 남아있던 진통해열제 캡슐알약 한알을 먹고 다시 누웠습니다.
다시 눕기 전에 자가키트를 다시 한번 해봤습니다. 예전에도 열이 많이 오르기 전에는 병원에서 검사를 해도 검출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확실히 열이 올랐을 때 다시 해봤습니다.
현장에서의 급한 확인 요청이 있었는데 도저히 확인해줄 수가 없어서 양해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2022년 12월 7일(수) 새벽
오한과 두통에 끙끙거리다가 잠시 잠이 들고 새벽 1시쯤 눈이 떠졌습니다.
해열제 덕분인지 다행히 온몸이 땀에 젖어있었고 열도 조금은 내린 상태였습니다.
두통이 조금 사라져서 아까 처리해주지 못했던 현장의 급한 확인 요청을 일어나서 빨리 해줬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다시 오한과 두통이 다시 생기는 것 같아 급하게 짐을 챙기고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지난 밤 저녁 때의 상태를 떠올려봤을 때 지금을 놓치면 안전하게 자가 운전해서 집에 가는 것이 불가능해보였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집에 도착해서 씻고 패딩을 다시 껴입고 조금이라도 괜찮아질까 테라플루 한봉을 더 마시고 누웠습니다.
다시 오한과 두통이 몰려옵니다.
확진
2022년 12월 7일(수)
밤새 몰려온 오한과 두통으로 끙끙 앓다가 아침 6시쯤 두통이 너무 심해 집에 있는 약을 뒤지다가 진통해열제 두알을 발견하고는 급하게 먹고 다시 누웠습니다.
잠이 들었는지 그냥 앓다가 시간이 간건지는 모르겠지만 8시 반 알람이 울려서 가능한 빨리 병원을 예약하고 내원을 하였습니다.
둘째가 다녀왔던 오산의 삼성드림소아청소년과를 갔습니다.
둘째가 어제 확진을 받았다고 설명을 하자 간단한 저의 증상을 묻고 코로나 검사를 바로 하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기린방' 으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의사 선생님 없이 기린방에서 한참을 기다리자 선생님께서 들어오셨습니다.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시고 상황을 보니 거의 확실할 것 같다면서 목젖에서 두번 채취하시고 코에서도 깊숙히 채취를 하셨습니다.
확진 판정을 받고 저도 둘째와 똑같이 팔뚝에 진통소염 주사 한방을 맞고 약 처방을 받은 뒤 집으로 왔습니다.
둘째와 저는 이제 동지가 되었으므로 같은 방에 배정이 되어 격리 생활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둘째는 하루 선배라 그런지 열이 많이 떨어지고 다른 아픈 곳도 없어서 신나게 유튜브와 게임을 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은 오한과 두통이 심해서 이 날 하루는 정신없이 자고 일어나서 밥 먹고 약 먹고 자고를 반복했습니다.
열은 37~38도를 왔다갔다했습니다.
둘째가 갑자기 윗배가 많이 아프대서 너무 누워있어서 소화불량이 온 것 같았는데 어머니께서 예전에 알려주신 발목들고 섰다내렸다 반복하기 50회를 같이 하였습니다.
바로 눕지 않고 앉아서 뭐라도 같이 정신 팔게 있으면 좋겠다싶어서 함께 어몽어스라는 게임을 하였습니다.
조금 지나니 배가 괜찮아졌다고 해서 함께 잠을 청하였습니다.
2022년 12월 8일(목)
하루종일 잠만 잤더니 새벽에 잠이 안와서 넷플릭스를 열고 뭐라도 보려고 뒤적거리다가 오래 전에 극장판으로만 봤었던 신세기 에반기리온을 발견하고 정식 TV판으로 정주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컨디션이 완전하진 않아서인지 금새 피로가 몰려왔고 다시 잠을 청하게 되었습니다.
열은 많이 떨어졌는데 대신 기침이 심해졌습니다.
기침을 할 때마다 폐 깊은 곳에서 가래가 끓는 것이 느껴져서 매우 답답하고 고통스러웠습니다.
다행히 후각과 미각은 아직까지 잃지 않았고 기침할 때마다 머리가 울려서 두통이 심해지는 것이 조금 힘들 뿐 이제 조금 버틸만 해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진 약 기운으로 버티는 것 같은 것이, 다음 약 먹을 시간이 되어갈 때쯤이면 슬슬 다시 오한과 두통이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저녁 밥과 약을 먹고 조금 기운이 나서 잠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이렇게 병중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격리는 다음 주 화요일인 13일 24시까지라 수요일 오전에 다시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 후 음성 판정을 받고 출근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화이자 2차까지만 접종을 했었고 이번 독감 예방 접종도 안했는데요, 지금 유행하는 독감에 걸려도 신속항원검사에 두 줄이 뜰 수 있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어서 조금 더 확인을 해보려고 합니다.
다시 코로나 재유행에 독감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즘이니 여러분 모두 긴장 늦추지 말고 실내 마스크 착용 준수 및 자주 손 씻는 습관을 유지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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